마종기 시인1 [명시 산책] 우화의 강 / 마종기 우화(寓話)의 강 마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는 강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 2024. 12.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