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노트37 [명시 산책] 방문객 / 정현종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 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정현종 시집《노래의 자연>》 중에서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정현종 시인은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65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등단했다.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다. 한국문학작가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미당문학상, 공초문학상, 경암.. 2024. 12. 16. [명시 산책] 우화의 강 / 마종기 우화(寓話)의 강 마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는 강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 2024. 12. 10. [책 리뷰] 《따귀 맞은 영혼》,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 무엇이 마음을 상하게 하는가?이런 일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영화표를 예매하는데, 하필 바로 좀전에 매진이 되어 버린다든지, 내가 지원했던 자리에 유감스럽지만 딴 사람이 채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경우, 친구에게 멋진 선물을 보내놓고서 소포 잘 받았다는 연락이 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지만 아무 소식도 없을 때, 국민들이 믿고 뽑았던 정치인이 자신의 유익을 위해 국민을 배신할 때... 《따귀 맞은 영혼》은 사람들이 언제, 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지 그리고 거기서 헤어 나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만남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에 남과의 관계에서 겪는 마음 상함도 어떻게 보면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2024. 12. 7. [Book] MBTI로 푸는 부부 갈등, 《남편 성격만 알아도 행복해진다》 이 책의 줄거리 / MBTI로 푸는 부부 갈등 많은 사람들은 사랑해서 결혼했음에도, 성격 차이로 심한 갈등을 겪는다. 갈등을 겪으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저 사람이 이제 날 사랑하지 않나 봐’, ‘저 사람이 저렇게 형편없는 사람이었어?’, ‘도저히 이해할 수 없군. 우린 애초부터 만나지 말아야 했어.’ 하지만 서로의 생김새가 다르듯 서로의 기질도 다르게 태어났다. 상대방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백용·송지혜 부부도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기질이 달라 수없이 싸웠다. 싸우다 지쳐 결국엔 이혼을 결심했을 때, 서로의 유형을 알 수 있는 MBTI를 접하게 되었고 행복한 부부로 거듭났다. 이들 부부는 각기 중소기업 대표와 교수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MBTI 강의를 부탁하면 만사 .. 2024. 11. 26. [Book] 나의 강점은 무엇일까?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 타고 난 재능을 발휘하며 강점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성공의 비밀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 강점을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면 자신의 재능이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은 고사하고, 강점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가는 사람이 훨씬 많더라고요.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의 매력은 이 책에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약 30분 안에 34가지 테마 중에 자신의 강점 5가지를 찾게 된다는 점입니다. 목차◎ 세상을 바꾸는 강점 발견 프로그램, 클리프턴 스트렝스◎ 34가지 유형 중에 5가지 강점 찾기◎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마치며 강점 진단 도구에는 갤럽이 50년에 걸쳐 연구한 데이터와 분석 자료가 녹아 있다. 세상을 바꾸는 강점 발견 프로그램, 클리프턴.. 2024. 11. 24. [공감 시] <바닥에 대하여>, 정호승 언젠가 KBS 에 정호승 시인이 출연해자작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신 적이 있었는데요.그때 낭송한 시 중에 란 시가 문득 생각나요.증권회사 다니는 사람들이 이 시를 책상 앞에 붙여 놓고본다는 말을 하더군요. ^^ 좋은 시는 한 문장씩 읽어내려 갈 때마다이 시에 쓰인 단어와 문장과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자신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이든 바닥을 한 번 쳐 본 경험이 있다면 란 시가 마음에 와닿을 거예요.저 또한 오래 전에 꽤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기에 이 시가 공감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있다면, 힘내세요! 이 또한 지나갑니다. 바닥에 대하여 정호승 바닥까지 가 본 사람들은 말한다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바닥은 보이지 않지만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2024. 11. 20. [Book] 《하버드 글쓰기 강의》, 30년 경력 명강사의 소통 노하우 서점에는 글쓰기를 돕기 위한 다양한 책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 책들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보면, 글쓰기 마인드를 다룬 책과 글쓰기 방법을 다룬 책들입니다. 두 가지를 적절하게 섞은 책도 있고, 어느 한 가지를 더 부각시킨 책도 있습니다. SNS 글쓰기가 활성화되면서 누구나 글을 써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런 일상이 된 요즘,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어떤 책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지 책을 선별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이 책은 30년 가까이 글쓰기 교사로 일해온 바버라 베이그가 하버드 신학대학원 등에서 풍부한 교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쓰기 안내서입니다. 저자는 교사 초창기부터 각종 글쓰기교실과 워크숍에서 느낀 문제점과 이에 대한 개선책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 2024. 11. 15. [좋은 시] <담쟁이>, 도종환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그때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잡고 올라간다.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 2024. 11. 9. [좋은 시] <환합니다>, 정현종 환합니다 정현종 환합니다. 감나무에 감이, 바알간 불꽃이, 수도 없이 불을 켜 천지가 환합니다. 이 햇빛 저 햇빛 다 합해도 저렇게 환하겠습니까. 서리가 내리고 겨울이 와도 따지 않고 놔둡니다. 풍부합니다. 천지가 배부릅니다. 까치도 까마귀도 배부릅니다. 내 마음도 저기 감나무로 달려가 환하게 환하게 열립니다. 2024. 11. 7. [Book] 《사람을 안다는 것》 [1부]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사람을 안다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할까 생각해 볼 때가 있는데요. 특히 친밀한 사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어느 날,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선 모습으로 다가올 때가 그러합니다. 서로 참모습을 알지 못하는 남편과 아내, 서로 잘 알지 못하는 부모와 자식, 다른 은하계에 사는 듯 멀리 떨어져 있는 직장 동료 등... 어떤 사람을 잘 알지 못하면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한데요. '사람을 안다는 것'은 참 쉽지 않죠. 그럼에도 좋은 관계가 행복을 가져오고, 직장에서 이직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인간관계인 것을 보면, '사람을 잘 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사람을 안다는 것》이란 제목이 주는 끌림도 있었지만, 명저《두.. 2024. 11. 4. [독서모임] 가을 숲속에서 열린 시 낭송회 📚 지난 주말,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가을 날씨였죠. 춥지도 덥지도 않아 나들이하기에 딱 좋은 날, 책 읽기도 좋고 걷기도 좋은 날이었는데요. 평소에 온라인 줌으로 독서모임을 가져오다가 모처럼 바깥 모임을 하기로 한 날이어서 8명이 '윤동주 문학관'이 있는 종로구 부암동에서 만났습니다. 그 동네에 있는 분위기 좋은 퓨전 한정식 '소소한 풍경' 에서 점심을 먹고, 백사실 계곡까지 20여 분 걸어서 이동했는데요. 숲속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둘러 앉아 미리 준비해 온 시를 낭송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날 부암동 일일 가이드를 맡은 J선생님은 부암동 분위기에 어울리는 윤동주의 '서시', '별 헤는 밤', '새로운 길', '자화상' 을 완벽하게 외워 낭송해 시를 사랑하는 마음과 암기력에 일행 모두가 .. 2024. 10. 30. [Book] 《트렌드 코리아 2025》 '10가지 키워드 요약' 며칠 전에 영풍문고에 잠시 들렀다가 트렌드를 읽는 책들이 한 코너에 진열될 정도로 많이 나와 있는 걸 보게 되었어요. 그중에 원조격인《트렌드 코리아 2025》는 해마다 9-10월 경에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이 찾는 책인데요. 개인이 빠르게 변화되는 트렌드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 덕분에 시대 흐름을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 책에 담긴 '10가지 키워드'를 요약한 영상과 함께 핵심적인 내용을 올립니다. 대한민국은 열풍의 나라다. 해외 토픽을 장식한 푸바오 열풍, 마라탕과 탕후루에 이은 두바이 초콜릿 열풍, AI 열풍, 의대 열풍, 스페셜티 커피 열풍, 레트로 열풍,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먼작귀’ 열풍까지... 이 모든 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런 열풍의 이면에 있는 우리 사.. 2024. 10. 29.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