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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

[Book] 《감수성 수업》, 정여울 / 느끼는 법을 일깨워 주는 인문학 수업

by 마중물 톡톡 2025. 7. 21.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작 자신의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알림음에 반응하듯 외부 자극에만 민감해진 우리에게, 정여울 작가의 《감수성 수업》은 잃어버린 내면의 목소리를 되찾을 수 있는 귀중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좋은 책은 생각할 거리가 많아 쉽게 읽히지 않는다던가? 《감수성 수업》역시 그랬다.  이 책은 7월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나눈 책이다. 각자 읽고 난 소감을 나누는 자리에서 호평이 쏟아졌다.     

 

 

50만 독자가 사랑하는 국민 감성 멘토

정여울 작가는 2004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이후 2006년 출간한 《아가씨, 대중문화의 숲에서 희망을 보다》를 시작으로 최근작 《감수성 수업》, 《데미안 프로젝트》까지 40권 이상 문학·예술·여행·심리학 등 주제를 넘나들며 저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문학과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쓴 글들로 50만 독자들의 찬사를 받아온 저자는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국민 감성 멘토'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글쓰기 특징은 개인적 경험과 깊이 있는 인문학적 성찰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는 점이다. 딱딱한 이론서가 아닌,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문체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내면의 힘을 기르는 데 집중한 그의 글들은 현대인들의 정서적 허기를 달래주는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문학을 향한 그의 열정에 감동받았다.

 

"너의 진짜 재능은 남들은 못 느끼는 것을 느끼는 감수성이야."
친구의 말은 내 마음속에서 용기의 원천이 되어 주었다.
때로는 남다르게 살 용기를, 때로는 남이 뭐라든 내 길을 갈 수 있는 용기를,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끝내 내 생각과 느낌을 믿고 그것을 글로 옮길 용기를.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삶을 견디는 힘과 세상을 새롭게 느끼는 힘을
길러준 감수성 훈련의 기록이다." --'책을 펴내며' 중에서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전경 ▲사랑: 소중한 존재에게 무덤덤해지지 않는 능력(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말)

《감수성 수업》이 담고 있는 특별한 이야기

20년간 단련한 감수성 훈련법의 집대성

《감수성 수업》은 정여울 작가가 20년 글쓰기 인생을 지탱해 준 감수성 훈련법을 선보이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감성 에세이가 아니라, 작가가 오랜 시간 축적해 온 감수성 개발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실용적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부제인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감정이 무뎌진 현대인들을 위한 맞춤형 처방전이다. 작가는 "당신의 삶에는 아름다움의 시간표가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감수성 회복 여정을 시작하도록 이끈다.

 

상처를 치유하는 특별한 관점

정여울 작가는 상처의 조각을 핀셋으로 빼내려 애쓰지 않고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삶을 단련하는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는 상처를 부정하거나 억지로 극복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통해 더 깊은 감수성을 기르는 방법이다. 작가는 '세상에 핀 꽃을 꺾는 사람도 있지만 그 꽃이 꺾인 자리에 글 꽃씨를 심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상처를 창조의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자극 과다 시대의 감수성 회복법

미디어는 연일 충격적 사건을 보도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해 온갖 콘텐츠를 쏟아내는 자극 과다의 시대다. 부정적 자극 속에서 우리는 내 느낌을 잃어가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며, 감수성을 회복하는 근육을 키울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과 삶을 나눈다.

 

1부 개념과 낱말,  2부 장소와 사물, 3부 인물과 캐릭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법,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 타인과 깊이 공감하는 법 등 다양한 주제를 43개의 핵심 키워드로 풀어내고 있다.  미술, 음악, 책, 드라마 등의 방대한 자료를 넘나드는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감수성으로 해석해 낸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에 매료된다. 

 

 현대인들이 겪는 문제를 감수성 해법으로  

이 책은 감수성이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기를 수 있는 능력임을 보여주며, 저자가 자신이 삶 속에서 직접 깨달은 수많은 컬렉션을 이 책 속에 듬뿍 담았다.  4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하며 축적한 저자의 글쓰기와 감수성 개발 경험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론적 배경과 실제 경험이 절묘하게 결합된 내용으로,  문학적 아름다움과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책이랄까. 

 

디지털 시대의 감정 둔화 현상, 번아웃 증후군, 인간관계의 어려움 등 현대인들이 겪는 문제들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특히 감정노동에 지친 직장인들과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체로 쓰인 이 책은 읽는 것만으로도 감수성을 자극한다. 

 

책 속에서 발견한 기억에 남는 문장들

"내 안에서는 매일 '아무도 짜주지 않은 아름다움의 시간표'가 알차게 실현되고 있다. 아침에는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며 원고를 쓰고, 점심에는 좋아하는 미술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저녁에는 하루를 돌아보며 책을 읽고 오늘의 단상을 메모한다.  어떻게든 문학과 미술과 음악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나의 몸부림은 팬데믹 시대에도, 내가 가장 우울했을 때도, 인간관계가 단절되어 가장 외로웠을 때도 나를 기어이 구해주었기에."   <전주>에서 

" 롤랑 바르트의 '스투디움(studium)과 푼크툼(punctum). 스투디움은 상식의 원천이 되고 푼크툼은 감동의 원천이 된다. 전형적 이미지, 상투적 이미지를 초월해 가슴속에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카로운 상처를 남기는 이미지를 찾아 헤매는 것이 우리 인생의 여정인지도 모른다. 스투디움이 이해와 분석의 대상이라면 푼크툼은 충격과 감동, 착시와 현기증을 불러일으킨다. -p.38

"침묵이야말로 치유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수많은 소음과 소문 속에서 괴로울 때,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최고의 테라피는 침묵 속에 잠기는 것이다(테일러). -p.79

아름다운 삶을 위해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멋진 나이 듦의 비결이다.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늦게까지 하라고. 어떠한 기쁨이나 호기심도 포기하지 말고 불가능에 도전하라고.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여행하며, 우리의 모든 힘을 시험하라고"(브뤼크네르). - p.84

트라우마는 한 사람의 평생을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눈다. 트라우마가 우리 삶에 그토록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는 자극의 강도를 조절하면 완화되는 일반적 스트레스와 달리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 자체를 앗아가기 때문이다. 깊은 트라우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사람은 아주 작은 자극에도 소스라치게 놀라고, 필요 이상으로 상처받는다. 한마디로 모든 상처에 취약해진다. 회복탄력성이 약해진다. -p.139

"예술을 향한 욕구가 진정으로 충족되면 사랑받고 싶은 열망, 인정받고 싶은 열망, 자존감을 되찾고 싶은 열망 모두가 한꺼번에 실현되는 기적 같은 감동이 일어나니까." - p.229

"인디언 속담에는 친구에 대한 아름다운 정의가 있다. 친구란 내 슬픔을 들에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라고. 나를 질투하지 않고 진심으로 내가 잘 되기를 응원하는 친구, 수많은 실수와 미숙함과 나쁜 소문까지도 다 걷어내고 나의 진심을 바라봐주는 친구, 나아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친구라니. 이런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우리는 어떤 순간에도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 p. 285 


 

 

 "나에게 감수성은 [                               ]이다. "

 

다음은 이 책을 읽고 함께 나눈 마중물 독서모임 회원들의 감수성 사전이다. 

 

👗 최 ○   :  나에게 감수성은 [나와 타인의 마음 챙김]이다
👠장 ○   : 나에게 감수성은 [느끼고 깨닫고 나를 한 단계 키우는 것]이다
👚전 ○   : 나에게 감수성은 [나와 타인의 마음을 알아채고 알아주는 것]이다
🥘차 ○   : 나에게 감수성은 [매일의 작은 행동과 생각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 윤 ○   : 나에게 감수성은 [입체적으로 깊이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다
👛 유 ○   : 나에게 감수성은 [세상을 여유롭고 아름답게 바라보게 해주는 신비한 능력]이다
🚲 정 ○   : 나에게 감수성은 [단순함을 벗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 문 ○   : 나에게 감수성은 [삶의 문제를 긍적적으로 보고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 이 ○   : 나에게 감수성은 [모든 자극과 상황에 느끼고 생각하고 감사하고 기도하며 울고 웃는 것]이다
🎶권 ○   : 나에게 감수성은 [공감하고 느끼는 따뜻한 마음이며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원천]이다

                                            [메마르지 않은 촉촉한 마음이며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들

  • 감정 표현이 어려운 사람들: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분
  • 창의적 영감을 찾는 사람들: 예술가, 작가, 디자이너 등 창작 활동에 종사하는 분들
  •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타인과의 공감 능력을 기르고 싶은 분
  • 번아웃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일상에서 의미와 아름다움을 찾고 싶은 분
  • 자기 계발에 관심 있는 독자들: 단순한 성공론이 아닌 깊이 있는 성찰을 원하는 분

맺는말: 감수성이 경쟁력인 시대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어떤 고통에도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다. 아무리 충격적 상황에서도 '그동안 내가 읽고 배우고 경험한 사건들' 속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내고, 그 모든 순간의 깨달음을 지혜롭게 종합해 영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인 감수성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감수성 수업》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책이다. 감수성이 사치가 아닌 필수가 된 시대,  이 책은  삶의 질을 높이고 타인과 깊이 연결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방법을 알려 준다.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거나, 공감 능력을 키우고 싶은 분, 일상에서 의미와 아름다움을 찾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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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여울 

문학과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꾹꾹 눌러쓴 글들로 50만 독자들의 사랑과 찬사를 받아온 에세이스트.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KBS 제1라디오 〈강유정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 네이버 오디오클립 〈월간 정여울〉,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살롱 드 뮤즈〉를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문학이 필요한 시간』, 『공부할 권리』,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월간 정여울』, 『끝까지 쓰는 용기』, 『마지막 왈츠』, 『블루밍』, 『내성적인 여행자』,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빈센트 나의 빈센트』, 『마흔에 관하여』,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등이 있으며,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는 중국과 베트남 등에 번역 출간되었다. 산문집 『마음의 서재』로 제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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