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KBS <아침마당>에 정호승 시인이 출연해
자작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신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낭송한 시 중에 <바닥에 대하여>란 시가 문득 생각나요.
증권회사 다니는 사람들이 이 시를 책상 앞에 붙여 놓고
본다는 말을 하더군요. ^^
좋은 시는 한 문장씩 읽어내려 갈 때마다
이 시에 쓰인 단어와 문장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자신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상황이든 바닥을 한 번 쳐 본 경험이 있다면
<바닥에 대하여>란 시가 마음에 와닿을 거예요.
저 또한 오래 전에 꽤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기에
이 시가 공감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있다면, 힘내세요!
이 또한 지나갑니다.
바닥에 대하여
정호승
바닥까지 가 본 사람들은 말한다
결국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고
바닥은 보이지 않지만
그냥 바닥까지 걸어가는 것이라고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바닥을 딛고
굳세게 일어선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에 발이 닿지 않는다고
발이 닿지 않아도
그냥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바닥의 바닥까지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도 말한다
더 이상 바닥은 없다고
바닥은 없기 때문에 있는 거라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라고
그냥 딛고 일어서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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