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마음을 상하게 하는가?
이런 일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영화표를 예매하는데, 하필 바로 좀전에 매진이 되어 버린다든지, 내가 지원했던 자리에 유감스럽지만 딴 사람이 채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경우, 친구에게 멋진 선물을 보내놓고서 소포 잘 받았다는 연락이 오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지만 아무 소식도 없을 때, 국민들이 믿고 뽑았던 정치인이 자신의 유익을 위해 국민을 배신할 때...
《따귀 맞은 영혼》은 사람들이 언제, 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지 그리고 거기서 헤어 나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만남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에 남과의 관계에서 겪는 마음 상함도 어떻게 보면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 이 마음 상함에 훨씬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목차
무엇이 마음을 상하게 하는가?
마음 상함 vs 트라우마
게슈탈트 심리치료란?
마음 상함과 자존감
내사는 백설공주 목에 걸린 사과 같은 것(★)
마음 상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
《따귀 맞은 영혼》 표지, 2002년 출간 이후 2020년 개정판이 나왔다
이 책을 서점에서 처음 봤을 때 제목과 표지가 매우 강렬하게 다가왔는데요. 오래 전에 이 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최근 한밤중에 내린 계엄령 선포를 생중계로 보고 충격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며《따귀 맞은 영혼》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마음을 다친다는 것은 마음에 따귀를 맞는 것과 같다!”는 표현이 얼마나 현실감 있게 다가오던지요. 많은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이번 사태가 속히 수습되길 바라며...
마음 상함 vs 트라우마
상담에서 90퍼센트 이상이 관계 문제이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마음 상함’이라고 해요. 대부분의 심리적 문제는 그 원인을 파헤쳐 보면 결국 '마음 상함'과 연관되어 있는데요. 마음 상함이란 어떤 사건으로 인해 마음을 다쳤다고 느낄 때 일어날 수 있는 반응들로 비난, 배척, 거절, 따돌림, 무시처럼 스스로 가치가 깎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계기가 됩니다.
이러한 것들은 대개 이전에 받았던 상처나, 자존감을 건드린 마음 상함의 경험과 관계가 있는데,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이러한 것을 ‘미해결 과제(게슈탈트)’라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트라우마(그리스어로 상처, Trauma)와 ‘마음 상함’을 구분해서 쓰고 있습니다. 트라우마적 체험이란 “굉장히 위협적이면서 재앙이라 할 정도로 소화해 내기 어려운 상황 또는 사건으로, 피해자로 하여금 심한 장애 현상을 겪게 하는 체험”이라고 정의하는데요. 즉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폭력, 육체적 무관심, 중병, 교통사고, 사업재해, 고문, 학살, 대형사고 목격 등이 있습니다.
저자가 이 모든 것을 뭉뚱그려 하나로 '상처'라고 표현하지 않고 ‘마음 상함’이란 말로 구별해 쓰고 있는 점에 공감했는데요. 이 책은 상처 입은 마음을 치료하는 데 적합하다는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관점에서 ‘마음 상함’을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독일어로 게슈탈트(gestalt)는 ‘형태’, ‘모습’을 의미합니다.
게슈탈트 심리치료란?
프리츠 펄스(F. Perls), 로라 펄스(L. Perls), 굿맨(Goodman) 등이 1940~1950년대에 걸쳐 개발한 심리치료다. 지금-여기에 대한 인식과 개인과 환경 간 접촉의 질을 강조하는 경험적 심리치료로서 정신병리학적 현상에 대해 역동적인 해석을 거의 하지 않는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주요 개념은 게슈탈트, 전경과 배경, 미해결 과제 등이며, 여기서 건강한 삶이란 분명하고 강한 게슈탈트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과 같다고 본다. 또한 개체가 게슈탈트를 형성하여 지각하는 것을 전경과 배경의 관계로 설명한다. 게슈탈트를 형성한다는 것은 어느 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욕구나 감정을 전경으로 떠올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프다는 것은 그 순간에 배고픔이 전경으로 떠오르고, 그때 하던 다른 일은 배경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게슈탈트 치료는 알아차림과 에너지 사이의 상호관계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게슈탈트 치료자는 알아차림에 초점을 둔 '실험'을 제안해, 내담자가 에너지의 차단으로부터 정신적 · 정서적 · 육체적으로 자유로워지도록 도와준다.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게슈탈트 심리치료]
마음 상함과 자존감
《따귀 맞은 영혼》이라는 제목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거부당한 모욕감으로 아픈 영혼들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당연히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에서 사랑이나 인정, 협조를 받지 못하는 상태 역시, 우리의 마음 안에서는 그에 못지않은 날카로운 상처로 각인되는데요. 이 상처는 개인의 건강한 자존감이 뒤흔들고 망가지면서 생겨나는 마음의 염증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내담자에게 잃어버린 부분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심리치료를 통해 마음 상함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묘사하며,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주요 목차는 다음과 같아요.
1부 일상 현상으로서의 마음 상함
2부 마음 상함의 개인별 주제
3부 관계에서 일어나는 마음 상함이란 사건
4부 마음 상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특히 이 책에서는 '마음 상함’이란 반응과 ‘자존감’이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상황을 보는 새로운 눈을 열어 줍니다. 자존감이 안정된 사람은 쉽게 마음을 다치지 않는다고 하는데, 자의식이 강한 사람과 그런 척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그런 척하는 사람은 자기애적 자존감의 문제를 안고 있어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고 자신의 외모와 멋짐으로 열등감을 감추려고 한다는데... 마음 상함의 범주에서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이 인간의 자존감을 공격하는 트라우마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직접 대면하는 연습을 통해 과거의 상처받은 경험을 두려움 없이 바로 대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됩니다.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된 시각을 확대시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역지사지 또한 우리 자신의 감정에만 매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요. 여유를 가지고 마음을 열어놓음으로써 그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즘 마음이 어떠신가요? 마음 상함으로 힘드시다면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여 주는 이 책을 권합니다.
○ 내사는 백설공주 목에 걸린 사과 같은 것(바로가기)
○마음 상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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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르벨 바르데츠키(Barbel Wardetzki)
40년간 관계에서 상처받은 사람을 전문적으로 치유해 온 심리학자이자 심리 상담가다. 미국에서 게슈탈트 심리 치료를 공부했고, 독일로 돌아온 뒤 10년 가까이 그뢰넨바흐 심인성질환 전문병원에서 근무했다. 지금도 뮌헨에서 심리 상담소를 운영하며,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독일을 대표하는 심리학자로서 세계 곳곳에서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지금까지 출간한 도서만 11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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