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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

[Book]《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by 마중물 톡톡 2024. 7. 23.
이 책은 저자가 30년간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며 깨달은 인생의 비밀과 22년간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이유를 전한다. 그는 지금껏 살면서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다면 자신을 너무 닦달하며 인생을 숙제처럼 산 것이라고 말한다. 의사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면서 어떻게든 그 모든 역할을 잘해 내려 애썼고, 그러다 보니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들을 놓쳐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다 22년 전 그는 마흔세 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으며  자신의 곁을 지켜 주는 사람들을 다시 보았고, 놓쳐서는 안 될 인생의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래서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것이 딱 한 가지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그러니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아라!” 

 

 

 목차

▶ 이 길이 맞을까, 저 길이 맞을까?
▶ 내 앞길을 막는 것은 나였다
▶ 책 속에 빛나는 문장들
   ▷ 사랑은 치유하는 힘이 있다
   ▷ 유쾌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이 길이 맞을까, 저 길이 맞을까?

살아가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병이 들어 몸과 마음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때가 오는 때가 아닐까 싶다. 저자가 40대에 걸린 파킨슨병은 퇴행성 질환으로서 증상이 심해지면 행동이 느려지고 밧줄로 온몸을 꽁꽁 묶어놓은 것처럼 경직되어 화장실 가는 데 5분이 걸릴 정도로 고통스러운 병이다.  지난 22년 동안 병마와 싸우면서도 강의도 하고, 책도 10권을 출간하고, 두 아이를 키우며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저자의 삶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들은 파킨슨병을 앓으면서 어떻게 그 일들을 다 할 수 있었느냐고 신기해하지만 그녀는 담담히 말한다. "더 이상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않겠다고, 어차피 사는 거 재미있게 살겠다고 마음먹으니까 세상에 새롭고, 신기하고, 감탄할 만한 일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몸이 굳어 옆으로 돌아눕는 것조차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만큼 고통스러운 때도 있지만, 덜 아픈 시간이 있고,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하루하루 살아온 것뿐이라고 했다. 

 

이 길이 맞을까, 저 길이 맞을까.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어떤 길로 가는 게 맞을지는 모르지만 걸어간 길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나의 몫이다. 물론 선택한 길이 느릴 수도 있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낭떠러지에 도착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두려워한 발짝도 떼지 않으면 영영 아무 데도 못 가게 된다.

 

그리고 내 경험상 틀린 길은 없었다. 실패를 하더라도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면 그것은 더 이상 실패가 아니었고, 길을 잘못 들었다 싶어도 나중에 보면 그 길에서 내가 미처 몰랐던 것들을 배움으로써 내 삶이 더 풍요로워졌다. 그러므로 가장 빠른 직선 코스로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버린다며 한 발짝을 떼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이유는 없다”(p.37)

 

그는 살아가는 동안 완벽한 때는 결코 오지 않는 법이니 불완전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라고 권한다. “나는 완벽한 때를 기다리지 않는다. 빈 구석을 채우는 재미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p.32). 그리고 해봤자 안될 게 뻔하다는 말부터 멈추라고 한다.

 

내 앞길을 막는 건 나였다

저자는 더 행복해질 수 나를 가로막은 것은 나였다고 고백한다. 맞다. 불가능해 보여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 내 앞길을 막는 것은 나였다. 나 역시 선택의 기로에서 어렵게 용기 내어 한 발짝을 내디뎌 성취했던 경험이 있다. 타인의 강력한 권유로  대기업에서 인생 강의를 한 일이다. 나는 내향적인 성격으로 청중 앞에 나서는 것이 어려워 무대 뒤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대중 강의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나에게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강의해 본 적도 없고, 할 자신도 없다며 곧바로 거절했다. 나 대신 지인 중에 강의를 잘하는 한 분을 추천했다.

 

그런데 그분의 이력을 들어보더니 인생 강의는 그분에게 맡길 수 없으니 직접 해달라고 설득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급기야 내가 일하는 사무실까지 찾아와서 대표이사까지 결재가 다 났다며 끈질기게 요청했다. 더 이상 거절할 수 없는 어떤 힘이 느껴져 승낙했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자다가 벌떡 일어날 정도였다. 우여곡절 끝에 다섯 번의 강의를 마무리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도전해 본 일 중 가장 높은 산을 넘었던 경험이다.

 

불가능해 보였던 일에 도전했기에 내 인생에 참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그때 그 일은 어떤 기회가 왔을 때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제한하지 말고,  버거워 보이더라도 도전해 봐야겠다는 용기를 주었다.  “어떤 일을 이루는 과정에는 견디고 버텨야 하는 시기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버티는 시간 동안 우리는 그 일의 의미와 절박성을 깨닫고,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필요한 것을 재정비하며 결국은 살아남는 법을 익히게 된다.”(p.206)

 

 

책 속에 빛나는 문장들

  사랑은 치유하는힘이 있다

  “사랑은 분명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진정한 사랑은 우리를 훨씬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감추고만 싶었던 나의 약점과 단점을 알고도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좋아해 주고 받아들여 주면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는 긍정적인 확신을 갖게 된다. 그래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무엇이든 시도해 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심리적 장벽을 깨부수고 새로운 세계와 조우하며 자아를 확장해 나간다. 사랑 안에서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그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정신분석가들은 “좋은 치료자 백 명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더 낫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p.81).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받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 못 생겼다는 말은 자존감 형성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자존감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형성된다. 자존감이란 말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인데, 자신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때 만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반겨주고 사랑해 주며, 웬만한 실수도 이해하고 받아 주면 우리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해 주지 않으면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창피해하고 자책하면서 불안한 삶을 살게 된다.(p.91)

 

“내가 나를 믿지 않는데 누가 나를 믿어 줄 것이며, 내가 나를 보호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보호해 주겠는가? 그러니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열등감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p.93) “아무리 사랑해도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그러니 상대방에게 나에 대해 자꾸 알려 주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을 차곡차곡 가슴에 쌓아 두는 대신 그 말을 밖으로 꺼내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절대 상대방을 다 안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나 자신도 다 모른다.”(p.193)

 

 

유쾌하게 나이들기 위해서는

“행복은 오히려 덜어 냄으로써 찾아온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심을 덜어내는 것, 나에게 대한 지나친 이상화를 포기하는 것, 세상은 이래야 하고, 나는 이래야 된다는 규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의 나와 세상을 똑바로 보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p.126-127)

 

“좀 더 유쾌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자기를 초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나 이외의 타인에게 관심을 갖고 이 세상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의 기쁨을 내 기쁨처럼 느낄 수 있는 능력이며 나의 흥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들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며, 다음 세대를 위해 미래에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p.238)

 

건강한 어른은 어떤 사람일까?  “건강한 어른은 양심과 죄책감을 느끼고, 후회하는 능력과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즐거움을 추구하고 즐길 수 있으며, 고통에 맞서 싸워 나가기도 한다. 원하는 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배우며, 이룰 수 없는 것은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안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 또한 있다는 사실을 안다. 잃어버림으로써 얻을 수 있고, 좌절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며, 불완전함 속에서 감사와 용서를 배운다(p.68).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어른은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독립적이며, 자신의 주관이 있지만 타인과 쌍방향 소통을 잘하며, 감사하는 사람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생각하시는 어른의 정의는 어떤 걸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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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남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정신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12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했다. 경희대 의대, 성균관대 의대, 인제대 의대 외래교수이자 서울대 의대 초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고, 김혜남 신경정신과의원 원장으로 환자들을 돌보았다. 80만 부 베스트셀러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를 비롯해,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당신과 나 사이》,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등 10여 권의 책을 펴내 130만 독자의 공감을 얻었다. 또한 2006년 한국정신분석학회 학술상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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