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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

[책 리뷰]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 고가 후미타케

by 마중물 톡톡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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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변화를 원하는데요. 지금보다 더 자유로운 삶,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 지금보다 더 성공적인 삶을 꿈꿉니다. 하지만 우리는 핑계를 대거나 미루거나 쉽게 포기합니다. 이에 대해 아들러는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면서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자유로워질 용기, 평범해질 용기, 행복해질 용기, 그리고 미움받을 용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입니다.

 

 목차

개인 심리학의 거장, 아들러를 만나다
‘트라우마는 없다’는 주장에 대해
인정욕구를 포기하고, 과제를 분리하라
‘지금 & 여기’를 산다는 것

 

 

개인 심리학의 거장, 아들러를 만나다

변화와 성장을 주제로 한 책을 좋아하는 내게 이 책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끌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를 좋아하는 세상에 ‘미움받을 용기’라니...  심리학자로서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높았던 '프로이트와 융'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아들러'를 이 책에서 좀 더 깊이 만나며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하며 인생이 바뀐 저자들이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식으로 이 책을 쉽게 풀어내어 대중들이 아들러심리학에  다가가기 쉽도록 징검다리를 놓아준 덕분이다.  

 

아들러는 프로이트와 같은 시대를 살며 초기에는 학문을 같이 연구했지만, 곧 서로가 다른 방향임을 알고 아들러가 결별을 선언한다. 프로이트는 아들러를 제자라고 생각하지만, 아들러는 대등한 관계로서 라이벌로 여겼다니 동상이몽! 아들러는 자기 노선에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다른 길을 걸었던 것이다.

 

용기의 심리학자로 불리는 알프레드 아들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구스타프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린다. 그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로,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개인심리학’을 창시해 현대 심리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뿐 아니라 데일 카네기, 스티븐 코비 등 자기계발의 멘토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주어 ‘자기 계발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

 

‘트라우마는 없다’는 주장에 대해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야.” (p.24) 아들러의 심리학을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부르는 핵심적인 내용이다. 일반적인 카운슬러나 정신과 의사는 당신이 괴로움에 시달리는 것은 과거에 원인이 있다고 하며 당신에게 잘못이 없다고 한다. 트라우마는 원인론의 전형이다. 

 

그런데 약 100년 전, 아들러는 현재 트라우마 이론으로 널리 알려진 프로이트의 ‘원인론’을 부정하고 사람은 현재의 ‘목적’을 위해 행동한다는 ‘목적론’을 내놓았다. 오늘날에 거의 상식처럼 되어버린 트라우마를 부정한다는 것, 그것도 이미 100년 전에 그랬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그가 주장하는 이론의 예를 들면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받은 경험 때문에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라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을 이용해 불안이나 공포를 지어내는 것이라고 본다. 이렇듯 아들러는 과거의 특정한 사건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수 없고, 우리는 ‘목적’을 위해 행동을 달리할 수 있는 ‘변할 수 있는 존재’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프로이트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 정신분석론은 과거의 삶에 의해 현재가 결정된다는 인과관계를 주장한다.  원인론을 부정하고 목적론을 주장하는 아들러는, 인간은 모두 어떤 목적을 따라 살고 있으며,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기에 과거가 어떠하더라도 현재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를 볼 때 원인론으로 접근하면 변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러한 논리는 일리가 있지만, 우리가 부정한다고 트라우마가 없어질까. 

 

“경험에 의해 우리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 인생이란 누군가가 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걸세.”(p.37) 이 부분은 이야기치료에서 주장하고 있는 이론과 같다. 의미치료를 주장한 빅터프랭클도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과거에 대한 해석과 의미를 다르게 부여할 수 있다”고 했듯이 말이다.

 

“자네가 변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네. 조금 불편하고 부자연스럽긴 해도 지금의 생활양식에 익숙해져서 이대로 변하지 않고 사는 것이 편하니까. 이대로의 나로 살아간다면 눈앞에 닥친 일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리고 그 결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경험을 통해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이런저런 불안이 있더라도 ‘이대로의 나’로 사는 것이 편하고 안심되기에 변하는 것이 두렵다. 생활양식을 바꾸려고 한다면 큰 용기가 있어야 한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인가?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할 것인가?”(p.63)

《미움받을 용기》1편이 행복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 지도라면 2편은 실천 지침을 담은 나침반 같은 책. 《미움받을 용기2》는 사랑과 진정한 자립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정욕구를 포기하고, 과제를 분리하라

자유롭게 살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독자들을 차분하게 설득하고 있는 이 책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것을 뒤집는 묘미가 있다. 상식과 고정관념에 딴지를 걸며 생각을 흔들어 놓는다. 처음에는 이 책에 등장하는 화자인 청년처럼 철학자의 새로운 사고방식과 접근에 의문을 제기한다. 하지만 철학자의 설득력 있는 대화로 ‘어? 그럴 수도 있겠네’ 하며 한 걸음 물러서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나는 비관적인 성격이야” 하면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는 뉘앙스가 있지만, “나는 비관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하면 세계관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변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다. 생활양식이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면 다시 선택하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

 

아들러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타인의 ‘인정’을 얻으려는 ‘인정욕구’를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아무리 잘 보이려고 애써도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까. 또한 과제분리라는 것도 이 책에서 만난 새로운 용어다.  “인간관계의 입구에는 과제분리, 목적지에는 공동체 감각이 있다”고 말한다. 과제분리는 이론적으로는 인간관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종결자 같다. 

 

하지만 이에 따르는 갈등과 미움받을 용기는 개인이 해결해야 할 연구과제다. “과제를 분리하고서로 다름을 받아들이면서 대등한 수평적 관계를 맺을 것용기 부여는 그 과제가 선행되어야 가능하다(p.233). “구체적으로 자신에 대한 집착을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돌리고 공동체 감각을 기르는 것이다. 이에 필요한 것이 자기수용과 타자신뢰, 타자공헌이다”라고 주장한다. 실생활에 적용하려면 구체적인 지침에 따라야 하는 주제들이다.

‘지금 & 여기’를 산다는 것

우리의 자아는 욕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결정된다고 한다. 아들러는 우리를 움직이는 두 축 가운데 하나인 불안 즉 ‘두려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개인의 임계점은 개인차가 있다. 즉 자아강도가 강한 사람은 두려움의 압박감을 견뎌내고 새로운 선택을 한다. 하지만 자아강도가 약해 두려움의 무게를 견디기 어려운 사람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방황 끝에 조금씩 변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은 열등감과 콤플렉스가 서로 다르다고 한다. 예를 들면 “나는 학력이 낮아 성공할 수 없다.” “못 생겨서 결혼할 수 없다.” 즉 A라서 B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열등감을 변명거리로 사용한다. 사람들은 열등감이란 말을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고 있다. 그러나 ‘건전한 열등감은 타인과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다.  생각의 각도를 조금 바꾸면 삶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눈이 열린다.

 

우리가 살면서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바로 인생은 ‘산 정상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라는 것이다.  아들러는 이를 정면으로 부정한다. 만약 인생이 ‘산 정상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라면 우리는 대부분의 인생을 ‘길 위’에서 보내게 된다.  따라서 아들러는 지나간 과거나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를  살라고 한다.  ‘지금, 여기’를 춤추듯 살라는 것이다. 순간순간에 충실하면 의미 있는 오늘 하루가 만들어지고,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진짜 내 인생’을 이루기 때문이다.

 

아들러의 사상은 한 사람의 일생을 바꾸는 힘이 있다. 이 책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말했듯이 “아들러 사상은 누구나 거기서 뭔가를 발굴해 낼 수 있는 공동채석장”(p.327)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사상은 변화를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인생 최대의 거짓말은 '지금 & 여기'를 살지 않는 것이다”(p.313). 이것은 어쩌면 평생 마음에 새겨야 할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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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기시미 이치로 (きしみ いちろう,岸見 一郞) 

철학자. 교토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전공은 서양고대철학, 플라톤 철학이다. 그와 병행해 1989년부터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했다.  아들러 열풍을 몰고 왔던 그는 여전히 아들러 심리학과 고대철학에 관한 집필과 강연 활동을 펼치며, 수많은 사람을 상대로 카운슬러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고가 후미타케 (こが ふみたけ,古賀 史健) : 

원래 영화감독을 꿈꿔왔지만 대학 시절 졸업 작품(독립영화)을 만들기 위해 그룹 작업을 하던 중 자신의 치명적인 지도력 결여를 통감하고 좌절한다. 이후 혼자서도 창작할 수 있는 작가로의 길을 선택하고, 출판사 근무를 거쳐 24세에 프리랜서로 독립한다. 30세부터 집필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비즈니스 서적과 교양서적을 중심으로 80권 이상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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