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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트

[독서모임] 우리는 심야치유식당에 간다

by 마중물 톡톡 2024.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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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 읽기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친구가 되다 
▷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독서모임 
▷ 당신의 심야치유식당은 어디에

 

책 읽기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친구가 되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은  독서모임을 하는 날입니다. 퇴근 후 저녁 7시,  김밥과 과일, 차를 준비하면서 오늘은 누가 참석할까 긴장과 기대,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방송과 신문, 인터넷, 스마트 폰 등 다양한 정보의 채널이 있어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동일한 책을 읽고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나눔을 갖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독서모임의 정수는 함께 읽은 책을 기반으로 삶을 풀어내는 시간인데, 이 시간은 몇 해를 사귀어도 미처 알아낼 수 없는 삶의 희로애락을 자연스럽게 분출하는 카타르시스의 장이기도 합니다. 책을 보는 눈높이와 취향이 다른  독서모임은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지만, 책 읽기를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친구가 되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서로가 서로에 대하여 섣불리 충고하지 않는 점이에요. 타인의 어떠한 의견과 반론에도 그것은 다를 뿐이고 틀리지 않다는 것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쌓였어요.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나를 표현할 수 있고, 언제나 참여자들에게서 이해와 지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조언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난 5년 간 인생의 선배들을 만나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는 막내 회원의 소감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는 독서모임

이렇게 함께 읽어서 좋은 점은 동일한 책을 나와 다르게 보는 다양한 시각을 만난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편견과 고정관념이 하나 둘 깨지고, 나와 다른 사람을 용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품이 조금씩 넓어집니다. 그래서 소모임에서 함께한다는 연대감과 소속감을 통해 불안과 긴장을 해소하고, 관심사를 공유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됩니다.

 

우리는 책 속의 문장들이 어떻게 자신을 흔들었는지 속내를 열어 보입니다. 때로는 웃음과 슬픔과 연민이 서로를 묶었다 풀었다 하며 우리를 하나 되게 하지요. 여기에서 나는 누구를 만나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어요.” 7년째 독서모임에 참석하는 한 회원은 함께함의 가치를 재발견했다고 합니다. 모임에 꾸준히 나오면서 낮은 자존감이 높아졌다거나, 살아가면서 웬만한 어려움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마음 근육이 단단해졌다고 하는 회원도 있습니다.

 

“독서모임은 마음이 춥고 배고플 때 가고 싶은 ‘심야치유식당’ 같은 곳이죠. 뾰족한 성과 없이 열심히만 살아온 나에게 ‘뭔가 더 노력하지 않아도 돼! 너무 심각하게 살지 마! 지금까지 잘해왔어! 너도 멋져!’하고 토닥이며 춥고 배고픈 마음을 보듬어 줍니다.”저마다의 삶의 고민을 안고 왔다가 우리 모두 이대로 괜찮다는 격려와 지지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당신의 심야치유식당은 어디에 

독서모임을 시작한 지  20여 년, 책장에 꽂힌 함께 읽은 책들을 보면 혼자 읽은 책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열 명이 각자 너무나 다른 개성과 독특함을 갖고 있지만, 책을 중심으로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일은 꽤 흥미롭습니다. 가치관이 달라 때로는 작은 일로 오해를 하거나 마음이 상할 때도 있지만, 공감과 경청, 칭찬과 격려, 존중과 배려, 헌신, 돌봄, 위로, 감사 등을 통해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마음과 마음이 다시 이어지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면서 계층 간의 단절감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대화 단절로 친밀한 관계를 잃어버린 채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늘어갑니다. OECD의 사회적 관계 지표에 따르면 “당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의존할 가족이나 친구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우리나라 50대 이상은 60.91%만 있다고 답해 사회적 관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함께 사는 가족이나 친구, 이웃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는지요? 함께 나눌 수 있는 같은 관심사나 취미가 있다면 삶이 한결 따뜻해지겠지요. 마음이 춥고 배고픈 날, 스스럼없이 찾아가 속내를 털어놓고 싶은 당신의 심야치유식당은 어디에 있나요?

 

※ 코로나 이전에는  오프라인 위주의 모임을 해오다가 현재는 매월 1회 온라인(zoom) 모임을 하면서 일 년에 세 번  오프라인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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