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을 살리는 강력한 힘은 무엇일까? 정신과의사 정혜신이 전하는 심리적 CPR(심폐소생술) 행동 지침서를 담은 《당신이 옳다》에 그 해답이 있다. 일상에서 사회적 트라우마 현장까지 저자가 30여 년간 삶에서 퍼 올린 치유 경험과 내공이 녹아 있는 소박하지만 든든한 ‘집밥’ 같은 적정심리학. 이 책이 출간되었을 무렵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으로, 오랫동안 마음에 여운이 남아 가끔 펼쳐 본다. 《당신이 옳다》가 지금까지 50만 명 이상의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목차
▶ 적정심리학이란?
▶ 인간다운 삶을 위한 공감과 경계의 기술
▶ 누구나 한 권쯤 소장할 만한 상비 치유서
▶ 소박한 집밥 같은 치유, 적정심리학
▶ 심리적 위기와 고통 치유하는 공감의 힘
적정심리학이란?
이 책의 부제인 ‘적정심리학’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이 눈길을 끌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자주 언급하는 적정심리학이란 간단하지만 본질을 건드려 세상을 변화시키는 적정기술처럼, 사람의 마음과 존재의 본질을 움직여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회복시키는 심리학이라고 한다. 즉 전문가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일반인들이 자신과 남을 돌보고 치유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치유법, 집밥 같은 치유법이다. 그 핵심은 바로 ‘공감’으로, 자신은 물론 다른 한 사람의 고통에 마음을 포개려는 섬세한 시선과 지지다.
공감은 다름 아닌 치유자인 저자가 극한 상황에서 사람을 살린 결정적 해법이다. 십수 년 동안 ‘거리의 치유자’로서 국가폭력 피해자를 비롯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와 회복에 힘써 온 저자는 공감이야말로 어떤 치료제나 전문가의 고스펙 자격증보다 강력하게 사람의 마음을 되살리는 힘이란 것을 확인했다.
외형적 조건이나 삶의 내력이 아닌 사람의 존재 자체에 집중하고, ‘감정’을 묻는 질문과 지지를 통해 존재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심리적 CPR은 공감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감을 통해 자신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시작하면 누구라도 짓눌려 있던 ‘내’가 되살아나고 자신의 상황과 문제를 스스로 조망할 수 있는 힘과 호흡을 회복할 수 있다. 그래야 응급 상황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한 공감과 경계의 기술
사랑받고 인정받길 원하는 마음은 사람의 ‘본능’이다. 수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더라도 자기 존재에 대한 제대로 된 공감과 집중을 받지 못하면 누구라도 예외 없이 방전되고 아플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저자는 모든 사람에게는 진정으로 공감받고 공감할 수 있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그 ‘한 사람’이 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공감의 과녁, 경계 짓기, 공감의 허들 넘기로 설명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에게 무조건 긍정하는 것, 상대를 위한답시고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하는 것이 공감이라는 착각과 통념을 깨며, 정확하게 도움이 되는 공감이 향해야 할 6가지 과녁을 설명한다. 다음은 빠르고 정확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공감의 과녁이다.
공감의 과녁 1_ 세상사에서 그 자신으로 초점을 맞추고
공감의 과녁 2_ 칭찬이나 좋은 말 대잔치와는 다르다
공감의 과녁 3_ 감정에 집중하기
공감의 과녁 4_ 억누른 상처를 치유하는 메스이자 연고
공감의 과녁 5_ 마음은 언제나 옳다
공감의 과녁 6_ 감정이 옳다고 행동까지 옳은 것은 아니다
특히 저자는 공감 과정에서 대상의 마음에 앞서 자신의 상처를 만나면 자기 보호가 우선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또한 자신과 자신이 아닌 것 사이의 건강한 경계를 세우고, 공감을 방해하는 허들을 용감하게 넘어설 때, 나와 너가 모두 공감받는 치유가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결국 진정한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것으로, 일방적이 아니라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누구나 한 권쯤 소장할 만한 상비 치유서
이 책은 1장에서 존재의 개별성을 무시하는 사회적 시선과 환경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아픈 이유를 들여다본다. 2장에서는 우울증 등 진단이 남발되는 현실을 직시하며 심리적 CPR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장에서는 ‘공감’에 대해 갖고 있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고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공감의 방법을 제시한다.
4장에서는 사람은 모두가 개별적 존재임을 환기시키고, 공감의 정확성을 높이는 경계 짓기를 제안한다. 5장에 서는 사랑에 대한 욕구, 콤플렉스, 집단 사고 등 진정한 치유를 방해하는 공감의 허들을 짚어 준다. 6장에서는 존재를 살리는 ‘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유념해야 할 실전 치유 팁을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보여 준다
소박한 집밥 같은 치유, 적정심리학
실제로 우리는 일상에서 스스로 집밥을 만들어 허기를 해결한다. 외식도 하지만 조리사에게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조리사가 해준 고급 요리는 안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집밥을 오래 먹지 않으면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해진다. 물리적 허기만큼 수시로 찾아오는 문제가 인간관계의 갈등과 그로 인한 불편함, 마음의 허기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매번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를 찾기는 어렵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집밥 같은 심리학이 필요한 이유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일상에서 배고픔이 해결되지 않으면 짜증이 많아지거나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무기력해진다. 마찬가지로 삶의 바탕인 인간관계의 갈등들이 해결되지 않고 쌓이면 마음도 피폐해지고 삶도 뒤틀린다. 안정적인 일상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집밥 같은 치유다. 집밥 같은 치유의 다른 이름을 이 책은 적정심리학이라고 한다.
이 책은 사람의 마음에 대한 통찰과 치유 내공을 밀도 높게 담고 있다. 이론과 통계, 정형화된 사례에 의존하는 기존의 심리학 책과 달리, 풍부한 현장 경험과 육성을 통한 사례로 뒷받침한다. 또한 단호하면서도 깊숙이 마음을 움직이는 저자 특유의 언어는 읽는 과정 자체를 진한 공감의 순간으로 만든다.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상처 입을 때, 이 책은 당신 마음에 눈 맞추고 ‘당신이 옳다’고 과감한 지지를 전해줄 것이다. 또한 주변 사람과 삶의 고통을 함께 나누며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집밥’ 같은 힘을 실어주고, 우리 사회에 공감의 중요성과 방향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켜 줄 것이다.
심리적 위기와 고통 치유하는 공감의 힘
《당신이 옳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심리적 위로와 치유를 제공하며, 공감과 이해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린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개인 차원의 심리 치유를 넘어서, 사회적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사회 전반에 걸친 심리적 위기와 고통을 다루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신이 옳다》가 수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요인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 정서적 공감: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를 표현하고 이해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공감'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그들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당신이 옳다'는 문장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 실제 사례 기반: 저자는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을 현장에서 만난 실제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했다. 이는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례와 조언을 제공하며, 이론이 아닌 현실적인 접근 방식을 제시한다.
○ 한국 사회의 특성: 경쟁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사회에서, 심리적 고립감과 스트레스가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 책은 그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공감과 이해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마치며
누구나 공감의 힘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 치유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이 책은 일상 속에서의 심리적 응급처치 개념을 일깨워 준다. 또한 이 책은 현대 사회에서 상실된 진정한 소통과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가족, 친구, 동료 간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이와 함께 정신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 이 책은 독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이해받고 공감받으며, 치유하도록 도와주는 따뜻하고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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